[책소개]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남다른 지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간이었는가, 아니면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하나님이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는 참 사람인 동시에 참 하나님이었는가? 수많은 신학자와 역사가들은 이와 같은 질문들을 붙잡고 오랫동안 씨름해 왔다.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에 대한 답변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저자는 정통 기독론이 말하는 '위로부터의 기독론'을 전제로, 신약 성경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면밀하게 고찰한다. 아리우스주의에서부터 케노시스 이론을 거쳐 현대 해방 신학에 이르는 역사상의 다양한 논의 가운데서 동정녀 탄생, 그리스도의 선재, 그리스도와 다른 위격과의 관계, 성육신, 그리스도의 무죄성을 비롯한 기독론의 중요한 주제들을 다룬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가 참 사람이요 참 하나님이라는 전통적인 교리가 어떤 의미를 지녔고, 왜 오늘날에도 적실성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서론]

이 책은 초연한 학문적인 진술이 아니다. 이 책은 기독교 공동체 내부로부터, 그 공동체의 한 구성원에 의해서, 그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서 쓰였다. 따라서 이 책은 복음서가 우리로 하여금 진짜 예수님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는 나의 개인적인 믿음을 반영한다. 이 책은 또한 교회사의 위대한 신조들이 복음서들을 배신하기는커녕 예수님을 성육하신 하나님의 아들로 묘사하고자 하는 복음서들의 핵심적인 관심사를 충실하게 압축하고 있다는 나의 믿음을 반영한다.

그렇지만 요즘이나 옛날이나 회의주의에 마음이 기울기는 쉬운 일이다. 초대교회가 했던 주장들(그리고 내 견해로는 그리스도가 직접 하셨던 주장들)은 흔들리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비위에 거슬린다. 많은 점에서 그 주장들은 하나님에 대해 우리 인간이 갖는 직관적인 생각들을 근본적으로 고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 개인의 경우는 의심과 불확실성을 넘어선 상태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내가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가 펼치는 주장의 단계마다 비그리스도인들이 내 어깨 너머로 내가 말하는 내용을 ?어보고서 내 말에 도전하고 있다고 가정하면서 썼다. 그러한 사람들의 의견과 내 의견은 매우 다른데,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새로운 질문과 신선한 의제들을 제공함으로써 나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었다.

내가 채택한 접근 방법에서 가장 명백한 점은 현대의 사조에 반하여서 '위로부터의 기독론'(하향적 기독론)을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리스도의 인성을 진지하게 취급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인성을 아주 진지하게 취급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내가 그리스도의 인성을 너무나도 진지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아래로부터의 기독론'(상향적 기독론)을 채택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가장(假裝)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래로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는 다른 복음서들도 그러한 입장에서 시작되고 있다. 복음서가 쓰이고 있을 때, 그리스도는 이미 '위에' 계셨으며, 자료의 선별과 정리와 제시는 그리스도가 위에 계시다는 바로 그 사실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언뜻 보기에, 그러한 접근 방법은 너무나도 치우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를 '그저 보통사람'으로 취급해야 하며 복음서를 보통의 문헌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접근 방법들은 훨씬 더 치우쳐 있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역사적 연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하여 터툴리안(Tertullian)에서부터 바르트(Barth)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프락세아스(Praxeas)에서부터 에드워드 어빙(Edward Irving)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사상에 의해 제기되었던 질문들과 제시되었던 답변들에 대하여 개관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 속의 토론 과정에서 가능한 질문들이 대부분 형성되었으며 가능한 답변들이 대부분 제시되었다. 이제 새로운 질문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새로운 답변은 더더욱 남아 있지 않다.

이러한 역사적인 접근 방법은 이 책의 몇 가지 특징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기본적인 신약 성경의 자료들에 대하여 세 장을 할애하여 다룬 다음에 역사적 예수에 대하여 다룬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논의가 기독교 사상사 가운데서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역사상의 예수에 대한 논의의 근본적인 관심은 그리스도의 신성을 함축하는 복음서 자료의 진정성(authenticity)에 도전하고자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상의 예수에 대한 논의는, 내가 3장에서 이끌어내고자 하는 결론 즉 하나님의 아들과 같은 칭호들은 예수님 자신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결론에 도전하였으며 여전히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론 중에서 |

[목차]

시리즈 서문
서문
약어
서론

제1부 참 하나님에게서 나온 참 하나님 - 복음서에서 니케아까지

제1장 동정녀 탄생
탄생 기사들 / 동정녀 탄생의 신학적 의미 / 적극적인 역할들

제2장 그리스도의 선재하심
요한복음에 나타난 선재하심 / 히브리서에 나타난 선재하심 / 바울서신에 나타난 선재하심 / 공관복음서에 나타난 선재하심 / 선재하심의 의미

제3장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요한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 / 히브리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 / 바울서신에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 / 공관복음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

제4장 역사상의 예수
답변 / 초대교회의 창작성? / 복음서와 학문 / 학문과 신앙

제5장 신앙상의 그리스도
니케아 : 아리우스주의에 대한 대답 / 구별된 한 위격 / 영원한 아들 됨? / 영원한 나심 / 존재상의 동일성 / 수적 동일성 / '페리코레시스' / 성자와 성령 : '필리오케' / '아우토테오스' : 그 자체로 하나님이심


제2부 참 하나님, 참 사람 - 칼케돈과 그 이후

제6장 성육신
가현설 / 아폴리나리우스주의 / 진짜 육체 / 이성을 가진 영혼 / 인간적인 감정들 / 그리스도가 가지신 인간의 의지 / 우리 인간의 환경에 동참하심

제7장 칼케돈
네스토리우스주의 / 유티케스주의 / 누가 성육하였는가? / 테오토코스 / 위격적 연합 / 속성 교류 / '안휘포스타시아'

제8장 케노시스
케노시스 이론 / 케노시스 이론에 대한 비판들 / 참된 '케노시스' / 더 심오한 원칙들

제9장 그리스도의 무죄성
한 '타락한' 인간 본성의 사례 / 어빙의 입장이 지닌 난점들 / 죄를 지울 수 있다?

제10장 다른 이름은 없다
루돌프 불트만 / 존 힉과 「성육하신 하나님의 신화」 / 기독교 유일성의 신화 / 성공회의 유니테리언들 / 기능적 기독론 / 기독론과 과정 철학 / 해방 신학에 나타난 그리스도

에필로그
주
추천 도서
성경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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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진짜 육체

교회가 성육신의 교리를 발전시킨 것은 가현설 이단과 아폴리나리우스 이단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성육신 교리는 두 가지 기본적인 강조점을 포함했다. 첫째, 그리스도는 진짜 육체를 취하셨으며, 둘째, 그리스도는 이성 있는 인간 영혼을 취하셨다는 것이다.

첫째, 그리스도는 진짜 육체를 취하셨다. 이 말에 대해서는 거의 논증이 필요 없다. 사도 바울은 골로새서 2:9에서 그 점을 분명하게 서술한다.("그 안에는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시고"). 사도 요한도 요한일서 4:2에서 그 점을 명확하게 서술한다.("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사도 요한은 또한 예수님이 십자가형을 당하실 때, 군병의 창이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고 기록함으로써, 그 점을 좀더 극적으로 지적해 준다.(요 18:34; 참고, 요일 5:7-8).

수많은 세세한 기록들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예수님은 보통 방식으로 태어나서 성장하셨으며(눅 2:52). 굶주리고 목마르셨다. 그는 주무시고 , 우셨다. 그는 땀과 피를 흘리셨다. 그는 기진맥진하였으며, 매와 채찍에 맞았으며, 상처를 입고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그는 죽었으며, 죽어서 수의에 싸여 무덤에 묻히셨다. 그는 부활하셨는데, 그 때에도 부활의 봄을 가지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부활의 몸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기도 하셨다.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눅 24:39)

이러한 배경에 비추어 볼 때, 기독교 정통이 육체를 가진 그리스도의 인성을 만장일치로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도 놀랍지 않다. 기독교 정통은 그러한 사실을 때때로 아주 다채롭게 주장하였다. 루터는 그의 「성 요한의 복음서에 대한 설교」(Sermons on the Gospel of St. John)의 한 편에서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그는 영처럼 나부끼지 않았으며, 사람들 가운데 거하셨다. 여러분과 나처럼, 그에게는 눈, 코, 입, 귀, 가슴, 배, 손과 발이 있었다. 그는 젖을 빨았으며, 그의 모친은 다른 아이들을 양육하듯이 그를 양육하였다."

19세기의 위대한 설교자 알렉산더 스튜어트(Alexander Stewart)도 똑같이 분명하게 말했다.

...장막이 이스라엘 막사 가운데서 가장 미천한 천막과 마찬가지로 진짜 천막이었듯이, 그리스도는 우리 인류 가운데서 가장 미천한 자와 똑같이 참으로 사람이었다. 아프리카 원주민의 혈관에 흐르는 피나 채찍을 맞은 미국 노예의 등에서 솟아나는 피는 하나님의 아들의 혈관에서 흐르던 피와 똑같은 '한' 피이다.

킬케돈 신조(451년)는 그리스도를 "사람 됨에 따라서는 우리와 동질적"이라고 말한다. 아타나시우스 신조는 그리스도의 사람 됨을 특정하게 그의 모친과 실체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후의 개신교 신조들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Ⅷ, Ⅱ)는 그리스도가 "처녀 마리아의 태중에서, 그녀의 실체에서 잉태되었다'라고 말한다. 이 진술은 모든 본질적인 측면에서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 몸과 똑같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 몸은 우리와 똑같은 해부 구조, 똑같은 생리 작용, 똑같은 생화학 작용, 똑같은 신경 조직 체계와 똑같은 기본적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처녀 마리아의 실체로부터 그분이 나셨음은 또한 어머니로서 그녀가 그리스도에게 다른 어느 어머니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음을 의미한다. 죄는 제외하고 말이다. 탯줄을 통해 나온 그분은 이렇게 구체적인 개인으로서 이 어머니의 아들이었으며, 그 어머니의 혈족들이 가지고 있었던 유전자 역사를 다 가지고 있었으며, 셀 수 없을 정도의 유전적 특성들을 물려받은 수혜자였던 것이다. 마리아가 적어도 예수님의 염색체 가운데 절반을(어떤 인간의 어머니도 그렇듯이) 기여했기 때문에 그분의 유전자형은 유일한 것이었다. 어떻게 나머지 절반이 왔는지는 신비로 남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리아가 성을 결정하는 Y 염색체를 기여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생물학적으로 Y염색체는 항상 남성이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염색체는 기적적으로 제공되었음이 분명하다. 보통 아버지 쪽에서 오는 모든 염색체가 이런 식으로, 즉 난자를 수정시키는 동시에 어머니 쪽에서 오는 23개의 염색체에 상응하게 23개의 염색체를 창조하신 신적인 행동을 통해서 제공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어머니의 생물학적 친자(親子)로서 예수는 비천한 환경 가운데 태어나서 억압밥는 계층의 가난과 고통을 경험하였던, 1세기에 연고가 있는 한 유대인으로 구체화된 사람이었다. 그는 또한 남자로서 구체화되었다. 이 말은 그저 그가 정상적인 한 인간으로서, 남자나 여자가 아닐 수는 없었다는 말일뿐이다. 현대 유전학에 비추어 볼 때, Y 염색체의 존재에 의해서 결정되는 이 남성됨을 절대적인 것으로 말할 권리가 있다(여성에게는 Y염색체가 없다). 또한 우리는 예수님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의 전 존재가 그의 성에 의해서 조건지어졌다고 믿어야 한다. 비록 예수님이 어떤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반대편 성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신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적어도 이것은 마태복음 19:12, "어미의 태로부터 된 고자도 있고"라는 말씀에 대한 한 가지 해석으로서 가능한 견해이다) 이것이 예수님에게 적용되었다는 증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와 반대로, 그분의 삶 전체를 통해서 예수님은 여인들의 무리 가운데서 행동하셨으며, 여인들의 존경과 애정을 받았다.

우리는 또한 예수님의 삶에 있는 이러한 측면이 히브리서 4:15,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였다는 말씀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에 대한 욕구와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험이 오듯이 분명 그의 성(남성됨)을 통해서도 시험이 왔다. 그러나 그는 죄를 짓지 않고 시험을 받으셨다. 이 말의 뜻은 육체적인 정절을 지키셨을 뿐만 아니라 마태복음 5:28에서 정죄하는 바로 그 정욕의 죄에 대해서도 흠이 없으셨음을 의미한다.
┃본문 | 제6장 성육신 | pp. 217∼219 중에서 |

[미디어 리뷰]

예수 그리스도는 남다른 지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간인가? 아니면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하나님인가? 아니면 사람인 동시에 하나님인가? 수많은 신학자 철학자 역사가들이 오랫 동안 붙잡고 씨름해 온 문제이다. 실로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에 대한 답변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가장 주요한 문제. 이에 대해 저자는 정통 기독론이 말하는 ‘위로부터의 기독론’을 전제로 신약 성경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면밀히 고찰하고 있다.
┃기독교보 | 문화 | 한권의 책 | 2001-03-07 |